그래 그 한마디였는데

2019년 6월 26일

날씨: 비오고 습하고 우중충충

어제 일이 끝나고 외할머니께 전화를 했다

어제 낮에 외할머니한테 전화가 왔었지만, 조금 바빠서 전화를 받지 못받았기 때문에 일하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할머니도 전화가 왔었는데, 두분이 막상 전화로 할말은 뻔했다

"왜 이렇게 전화를 안받냐, 보고싶다"

요런 마음이 욱신거리는 말을 무조건 하실테니 상태가 안좋을때는 전화를 안받기도 했다.

그래도 어제는 '아 전화하긴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게 왠걸 할머니께 전화하니 연락이 안된다고화부터 내신다. 보고싶은데 연락도 안되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근데 이걸어째, 나도 바빠죽겠는데, 그리고 전화를 받으면 멘탈이 흔들려 내가 해야할 일을 못하는데

그래서 유야무야 미안하다고 말씀드리고 외할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외할머니는 전화를 받으시고 차분하게 말씀하신다.

"아가 바쁘냐?"

"응 할매, 일하느라 바뻐서 전화를 못받았네"

라고 말하고 다음에 이어질 후폭풍을 준비했다. 연락이 안되네, 자주좀 오라는 뻔한데 당연한 말들

"그려, 너는 외할매 닮아가꼬 잘할 수 있어, 넌 뭘해도 될놈잉게 열심히혀, 아무리 지금 힘들어도 살다보면 다버텨지드라, 아가, 먹을거 없고 반찬없으면 와서 가꼬가라잉"

펑펑 울뻔했다. 뻔한 말만 하실줄 알았는데, 갑자기 응원의 말을 들으니 너무 마음이 미어졌다.

같은 동네사는 손자가 연락도 안되고, 코빼기도 비추지 않으니 당연히 뭐라고 할법도 하신데

그런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응원만해주시고 끊어버리시는 최여사님 이었다

세상에, 나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살려고 했지만, 할머니 두분이 저리계시는데, 내가 어떻게 이기적으로만 살까

적어도 이기적임의 범위를 가족까지는 생각해야만 하는구나

가족도 가족나름이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라면, 내가 무슨생각하는지도 그냥 알정도의 가족이라면, 나보다 더 먼저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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